Hope! Philippines

필리핀 친구들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가버린 희망을 찾아주기 위해, 길스토리는 필리핀 태풍피해 재난지역 구호 활동을 진행했다. 잃어버린 삶의 터전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막막함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길스토리와 함께 전 세계인이 ‘우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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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3일.
길스토리의 커뮤니티 게시판에 필리핀 서사마르에 살고 있는 사람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11월 8일 높은 파도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 하이옌이 도시를 한순간에 폐허로 만든 이후의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많은 이들이 집을 잃고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가족과 친구의 생사를 알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필리핀을 위해 함께 기도해달라(Please Please Please pray for the Philippines)’는 그의 애원과 간절함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다. 태풍이 휩쓸고 간 필리핀의 타클로반 바로 옆, 사마르섬에는 여전히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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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팀 길스토리는 구호 활동을 위해 필리핀 동사마르의 구호 사각지대 기완으로 향했다. 큰 피해를 입은 타클로반 지역에 모든 구호가 집중되고 있는 반면, 약 2500명의 사망자와 90% 이상의 건물이 붕괴된 동사마르 지역은 구호품이 많이 전달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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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동사마르섬 기완의 사파오 마을은 구호 단체의 접근이 쉽지 않은 작은 어촌마을로, 모든 것이 쓰러져 모래바람이나 햇볕을 피할 그늘 하나 없이 황량함 그 자체였다. 당시 동행한 길스토리의 금윤경 부대표는 “임시 난민촌은 비행기 이착륙로에 세워져 있었는데 그늘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지진과 쓰나미로 무너져 아무것도 없었다. 화상을 입을 정도의 땡볕에 샤워는커녕 식수도 부족한 곳이어서 우리는 물티슈로 온몸을 닦았고 돌아온 후에도 피부 건조증에 한참을 고생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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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역경을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길스토리는 소중한 후원금으로 피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마련하고자 했다. 구호 활동을 시작하기 전, 필리핀 현지의 청년봉사팀이 마을에 찾아가 주민들과 만나서 실제 필요한 물품을 미리 조사한 것도 큰 힘이 되었다. 세부와 마닐라에 직접 가서 상점마다 가격 비교를 한 후, 가격이 저렴하고 운송 조건이 좋은 곳에서 양철지붕과 건축 도구, 식량 키트, 어린이 선물 등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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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오 마을에는 277 가정이 오로지 시련이 끝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재난이 닥친 후 3개월이 지났지만 복구는 더디고 지난했다. 온 가족이 평안하게 쉴 수 있도록 먼저 이들의 삶의 터전인 집과 생활환경을 되찾는 것이 시급했다. 안전한 지붕 복구를 위해서는 양철지붕이 필요했지만, 이들이 구입하기에는 가격도 비싸고 운송방법도 없어 막막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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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길스토리에서는 지붕에 덮어두었던 임시변통용 천막 대신 양철지붕을 덮어주기로 했다. 일반적인 구호 활동에서 쓰는 2mm 두께의 양철지붕이 아니라 웬만한 태풍에도 피해가 없고 제대로 된 지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3mm 두께의 양철지붕으로 복구를 도왔다. 양철지붕을 나누어주자 마을 주민들은 한마음이 되어 집과 공공시설을 함께 복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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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을 돕기 위한 길스토리 구호 키트로는 지붕을 복구할 수 있도록 톱, 망치, 못 등 건축 도구를 준비했다. 구호 키트 안에 식량으로 쌀과 면, 통조림 음식도 넣었다. 빗물을 받아서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상황이라 구호 키트로 활용한 물통 역시 반드시 필요할 물품이었다. 또한 불안과 상실감에 시달리고 있을 300여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로하기 위해 학년별로 노트와 연필, 학용품을 마련해 선물 키트를 전달했다.

사파오 마을의 가족들을 위해 길스토리는 깜짝 선물도 준비했다. 아무리 어려운 고난이 닥쳐와도 가족과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김원재 사진작가가 즉석 사진 인화기와 노트북, 조명기구를 한국에서 가져와 마을에 ‘길스토리 사진관’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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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300여 가족의 가족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즉석에서 사진을 인화해 길스토리 액자에 넣어서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가족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주민들은 잠시 시름을 잊고 활짝 웃을 수 있었다.
팀 길스토리는 그렇게 임시 난민촌에서 3일간 사파오 주민들과 함께 지내며 희망의 빛을 보았다. 그 빛은 후원자들의 마음이 하나하나 모여 이루어낸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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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9일부터 2014년 1월 17일까지 40일간 진행한 <필리핀 태풍피해 희망모금>에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일본, 루마니아, 헝가리 등 세계 각지에서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많은 이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었다. 아름다운 온정이 2000여 명의 태풍피해 이재민들에게 웃음을 되찾아줄 수 있었다.

* 전문은 도서 [CUP vol.0: 5 Years Record of GILSTORY]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