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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음악의 영감을 발견하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영향으로 피아노와 함께 지냈던 그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후 연주자의 삶에서 탈피하고자 자신의 음악을 만들었다. 문일오 작곡가에게 음악은 문득 찾아온 손님이라기보다는 항상 곁에 있던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음악은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고 얘기하는 그는 음악의 소재를 날씨 같은 일상에서 찾는다. 출퇴근길 차 안에서 길스토리에 담을 음악을 생각하며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언제든 길스토리가 떠오르는 것이 그에겐 흐뭇한 일이다. 그의 행복을 담은 청량한 음악은 듣는 이를 바로 동화시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음악이 없는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고백처럼 그의 음악이 없는 길스토리를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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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주를 하다 작곡을 하게 된 것은 어땠나?
___ 일단 자유로워서 좋았다. 곡을 만들 때는 내 마음대로 가보는 식으로, 내가 갈 길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장르적인 면에서도 연주만 했으면 클래식만 했을 텐데, 지금 만드는 곡들은 클래식 피아노가 아니고 힙합, 일렉트로닉 등을 하고 있다. 그런 자유로움이 좋아서 처음 곡을 만들었을 때 행복했다. 클래식 음악을 할 때는 쇼팽,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너무 좋아했다. 클래식 피아노를 할 때는 쇼팽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을 정도로 쇼팽에 빠져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다양한 음악을 듣다 보니 비틀스, 퀸, 메탈리카 등을 좋아하기도 했다.

길스토리 크리에이티브 랩 ‘문일오의 턴테이블’에 올리는 밝고 청량한 음악들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___ 대학교 때 앙드레 가뇽, 유키 구라모토, 이루마의 음악을 한참 들은 적이 있었다. 항상 듣고 싶은 음악들이 돌고 돌더라. 그런 음악을 듣다가 전에 만들어놓았던 음악도 재편성해봤다. 주위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아예 피아노 곡들을 조금씩 만들어봤다. 작곡과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피아노 음악 작곡은 그렇게 시작했다. 졸업 후 주로 광고 회사에서 일을 했다. 2013년 LG 유플러스 TV에 들어가는 클래식 음악(회사 단위의 작곡)을 편곡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곡인데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해 작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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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고양이 춤>(2011)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___ 2010년 드라마 음악을 하는 회사에 있었는데 일일 드라마 <폭풍의 연인>의 막내 작곡가로 팀 작업을 했다. 드라마 상황에 맞는 음악을 여덟 곡 진행했는데 그 회사에 <고양이 춤>의 윤기형 감독님이 오셨고, 음악을 맡은 실장님과 함께 작업했다. 분야를 나눠서 절반 정도 작업했다. 고양이 춤이라는 주제에 맞춰 음악을 편곡했다. 영상을 보면서 작곡을 했는데 작은 고양이에 대한 슬픔, 발랄한 고양이에 대한 귀여움 등이 있었다. 고양이의 발걸음을 보면서 내 손가락처럼 생각도 해보고. 그 분위기에 맞춰 고양이 발걸음이 가벼우면 연주하는 손도 가볍게 움직이게 되었다. 진중하고 무거운 내용이면 나 자신도 마음이 자연스럽게 무거워지기도 했다. 고양이들을 보면서 동화되었다.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것인가?
___ 선배가 나한테 했던 말이 있다. 그걸 마음에 두고 있다. 음악이 ‘소리 음(音)’자에 ‘즐거울 락(樂)’이다. 그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아서 항상 그걸 떠올리면서 작업한다. 나뿐만 아니라 남에게 즐거운 음악을 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음악이다. 즉 나도 즐겁지만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 최근에는 유튜브 작업하는 것이 길스토리에 올리는 음악과 비슷하다. 길스토리 작업은 수순이 있다. 먼저 사진을 찍는다. 돌아다니다가, 특히나 운전할 때 너무 예쁜 장면이 있으면 항상 생각이 난다. 길스토리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습관적으로 핸드폰 거치대에 놓고 찍는다. 사진을 찍고 집에 와서 사진을 올려놓고 그걸 보면서 그냥 즉흥적으로 연주해본다.

* 전문은 도서 [CUP vol.0: 5 Years Record of GILSTORY]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