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lgrims on the Road, Jeju Island

길을 읽어주는 남자가 걸어온 길, 제주

<길을 읽어주는 남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길 길을 찾고, 그 길을 걸으며 나의 이야기를 더한다면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고 있음을 알게 되리라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잊혀가는 소중한 길을 찾고 그 길을 읽어주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았고, 그렇게 얻은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했다. 북촌, 성북, 한양도성, 제주, 남해, 삼척 등 길을 읽어주는 남자가 걸어온 지난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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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제주에서 길을 찾다

두 명의 도시남이 일주일 동안 제주와 동거하며 자신의 길을 찾는 지극히 사적이고 감성적인 작업에 몰두했다. 내 안의 리듬이 이끄는 대로, 때로는 무작정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서 제주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제주라는 대자연 속에서 홀로 내 안의 나를 마주하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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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이라면 누구나 혼자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일탈을 꿈꾸기 마련이다. 그것이 제주라면 더할 나위 없다. 일주일 동안 자유를 얻은 김형석 사진작가와 우근철 작가는 제주의 길을 걷고 또 걸었다. 제주도청 후원으로 진행된 <길을 읽어주는 남자, 제주> 편은 제주의 여러 길을 직접 느끼고 체험하면서,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작업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두 사람에게 주어진 미션은 각자 촬영한 사진에 짧은 글을 붙여 일종의 포토 에세이를 작업하는 것이었다. 그 외에 미리 약속된 것은 없었다.

그렇게 두 남자가 무작정 길을 떠났다. 어떤 계획이나 목표 없이 발길 닿는 대로 제주의 길을 찾는 여정이었다. 이 여정 속에서 자칫 길을 잃어도 그 역시 자신만의 길이 되었다. 때로는 없는 길을 만들어 갔다. 이들이 작업한 포토 에세이 ‘제주, 그리움을 걷다’ ‘느리게, 보란 듯이 더 느리게’ 등에 담겨 있듯이, 제주의 길 위에서 많은 것을 발견했고 동시에 오롯이 상념에 잠길 여유를 가졌다. 정처 없는 방랑자의 발걸음으로 우연에 몸을 맡겼고, 홀로 헤매면서 미루어 두었던 나 자신을 살피기도 했다.

* 전문은 도서 [CUP vol.0: 5 Years Record of GILSTORY]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