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lgrims on the Road, Bukchon

길을 읽어주는 남자가 걸어온 길, 북촌

<길을 읽어주는 남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길 길을 찾고, 그 길을 걸으며 나의 이야기를 더한다면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고 있음을 알게 되리라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잊혀가는 소중한 길을 찾고 그 길을 읽어주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았고, 그렇게 얻은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했다. 북촌, 성북, 한양도성, 제주, 남해, 삼척 등 길을 읽어주는 남자가 걸어온 지난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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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지붕이 일렁이는 북촌 골목길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마을 북촌. 북촌은 조선 시대에 양반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비교적 옛 주거공간의 모습을 현재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 반듯하게 닦아놓은 길이 아니라서 때로는 골목들 사이에서 길을 잃기 쉽지만 그 역시 북촌을 거닐면서 맛볼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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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세월의 무게만큼 품격을 간직한 곳이 북촌이다. 정독도서관 담벼락을 따라, 시멘트 벽의 수많은 낙서가 반기는 골목을 따라 걷던 김남길은 어느새 북촌의 한옥들이 모여 있는 골목길에 들어섰다. 2014년 <길을 읽어주는 남자, 북촌> 편은 김남길의 발길과 함께 ‘북촌 7경’이라 불리는 가회동 31번지(북촌로 11길 일대)에서 시작했다. 한옥이 자아내는 고즈넉함에 흠뻑 취해 가회동 골목길(5경과 6경)을 오르내린 후 고요함을 지닌 가회동 31번지 언덕(4경)에 이르렀다.

북촌 5경(가회동 골목길 내림)과 6경(가회동 골목길 오름)은 같은 길이다. 그러나 이곳의 경치는 이 둘을 나누어놓았다. 오르막길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한옥을 감상하며 걷다 그 길의 끝에서 뒤를 돌아보면 처마들 사이로 저 아래 서울 시내의 빽빽한 빌딩숲이 눈앞에 그림같이 펼쳐진다. 또한 북촌로 11길 언덕에 올라 이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북촌 4경에선 빼곡히 자리한 기와지붕들을 감상할 수 있다.

북촌의 대표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골목과 장소를 ‘북촌 8경’이라 하는데, 그중 정독도서관 북쪽에 자리한 한옥 밀집지역, 즉 북촌 4경부터 7경까지를 길을 읽어주는 남자가 둘러봤다. 한옥의 처마와 담벼락을 따라 김남길의 발길이 안내한 곳이 북촌을 대표하는 비경이다.

* 전문은 도서 [CUP vol.0: 5 Years Record of GILSTORY]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