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of the Road, KIM NAMGIL

길 위의 남자, 김남길 

섣불리 쉬운 길을 가지 않는다. 어렵고 힘들어도 제대로 된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린다. 느리게 가더라도, 천천히 흐르더라도 꾸준하게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나간다. 함부로 타인의 길을 쫓거나 바라보지 않으며, 세상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오로지 우리의 길을 찾는다. 김남길이 길스토리와 함께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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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는 길

2015년 서울 성북동에서 길스토리의 캠페인 <길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김남길 대표는 ‘길을 읽어주는 남자’가 되어 길상사, 북정마을, 심우장, 서울성곽(한양도성)을 걸으며 길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김남길이 직접 출연하고 내레이션에 참여해 동영상과 오디오 가이드로 제작된 <길을 읽어주는 남자, 성북> 편은 문화예술 비영리민간단체 길스토리의 이름과 가치를 고스란히 알리는 작업이었다. 그렇기에 성북동은 길스토리가 지나온 길을 정리하기 위한, 더불어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김남길 대표가 성북동을 다시 찾았다. 그는 5년 전 걸었던 길을 다시 걸어본 후에 길스토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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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성북동 길을 다시 걸었다. 소회를 듣고 싶다.
___ 달라지는 건 달라지고 변하지 않는 건 계속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모든 게 전부 바뀌지도 않고. 바뀌는 게 있으면 안 바뀌는 것도 있다. 바뀌어야 하는 것들은 바뀌지만, 본질적인 것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북정마을, 서울성곽, 심우장 등을 걸으며 촬영했다. 5년 전과 비교하니 어떤가?
___ 5년 전에 찍은 영상을 다시 보니 순수했더라. 그때가 초봄이었고 밤늦게까지 촬영했는데 추워서 얼어 죽는 줄 알았다.(웃음) 그래도 <길을 읽어주는 남자> 촬영이라 의욕이 넘쳤다. 그럴듯하게, 있어 보이게 찍으려고 했지. 이번 촬영은 단순하게 임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단어 선택이나 얘기를 할 때도 점점 심플해진다.

성북동을 함께 걸은 것처럼 천천히 길스토리가 걸어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보려 한다.
___ 배우 김남길의 소셜 브랜드 <길스토리>가 론칭한 지는 8년, 서울특별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해 5년째다. 그동안 NGO 대표로 요청받은 인터뷰를 대부분 거절해온 이유가 아직 한 게 없다고 생각해서다. 지나온 시간에 비해서 해온 것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NGO 활동은 뭔가를 알리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니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거다. 걸어온 길이라기보단 그냥 해온 길이다. 이제 준비 단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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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전부 바뀌지도 않고.
바뀌어야 하는 것들은 바뀌지만, 본질적인 것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


타인을 위한 길

김남길 대표의 사회적 공익활동은 남다른 길이다. 그 역시 다른 유명 연예인들처럼 봉사와 기부로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배우로서도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 그가 직접 나서 비영리 공익법인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우선시하는 가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거다. 우리가 점점 잃어가는 마음가짐이나 몸가짐을 되찾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선 혼자보다 여러 사람의 온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배우이자 문화예술NGO 대표로 활동하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고, 많은 문화예술인이 마음과 재능을 보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힘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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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상황을 준비 단계라고 보는 이유가 있나?
___ 지난 시간은 길스토리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캠페인은 회의하다가 끝난 경우도 많고 준비에 최소 1년이 소요된다. 유명인이 하다 보니까 잣대가 엄격하기도 하고, 이벤트성으로 끝나서도 안 된다. 비정치 비종교 비영리를 목표로 하다 보니 모두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사회활동이나 시민단체 일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면 안 되니까 모든 캠페인을 점검해야 하고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NGO 대표 김남길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___ 돈 대는 일?(웃음) 활동은 비정치, 비종교적이어야 하지만, 정치, 경제 등 일어나는 사회 현상은 우리의 삶과 직결되니까 그에 대해 프로보노들에게 어젠다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열린 토론을 하면서 큰 테두리 안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사회활동을 펼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다. 내가 유명인이고 연예인이다 보니까 후원을 하는 팬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후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활동에 대한 지원을 사비로 하고 있다.


* 전문은 도서 [CUP vol.0: 5 Years Record of GILSTORY]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