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영. 세상과 소통하는 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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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조혜영 작가는 방송 작가로 시작해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 일을 겸하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로 수업도 하고 있다. 이리저리 치이던 막내 작가에서부터 어엿한 프리랜서 작가로 자리 잡기까지 오로지 글을 쓰는 삶을 살기 위해 일상의 평온함과 밸런스를 찾고자 노력해온 그녀. 최근에는 그 과정에서 쌓아온 자신의 생각을 담아 책도 한 권 출간했다. 『똥글똥글하게 살고 싶어서』라는 제목의 에세이다. 예민하기만 했던 자신의 과거를 인정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까지의 과정이 담겼다. 업(業)이자 취미로 글쓰는 일을 꾸준하게 이어온 조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영감이 사회와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한다. 혼자만의 언어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조금 더 잘하고 싶은 일이 여기에 있으니 계속해서 쓸 수밖에 없다는 조혜영 작가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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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___ 저는 조혜영이라고 합니다. 방송 작가로 활동하며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고요.

지금까지 작업을 하면서 받았던 영감들 가운데 가장 처음의 순간이 궁금합니다.
___ 영감의 첫 순간은 초등학교 때 갔던 수련회였던 것 같아요. 아마도 만리포 해수욕장이었던 것 같은데요. 바닷가를 거닐면서 시를 쓰는 시간에 귀에 가져다 댔던 소라 껍데기가 기억납니다. 거기서 나는 우는 소리 같은 거 있잖아요. 그게 꼭 엄마를 찾는 아이의 울음소리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하면서 시를 쓴 적이 있어요. 지금 그게 딱 떠오르네요. 그냥 그 바닷가에 있던 소라와 파도 같은 것들을 통해 무언가 느꼈던 것 같아요. 대단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 순간이 저의 첫 영감이 된 것 같습니다.

그때 받았던 영감의 어떤 모습이나 장면이 그 이후에 작가님께서 느끼는 영감에도 영향을 주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___ 굳이 연결을 시키자고 하면, 감수성 부분인 것 같아요. 제가 만나는 사물이나 바깥 세계가 있잖아요. 그것에 대해서 조금 세밀하게 귀를 기울이고 느끼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때는 소라와 같은 사물이었지만, 지금은 사람 쪽으로 조금 옮겨간 것 같기는 한데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느낌과 생각이 모두 다르잖아요. 아무튼, 외부의 것들을 느끼는 것으로, 그게 사람이든 환경이든, 그런 것들을 좀 더 감성으로 느끼고자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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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해주신 두 가지 측면 가운데 조금 더 영향을 받는 쪽이 있다면요?
___ 비슷비슷하지만 아무래도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그때 느끼는 아이디어 같은 게 아무래도 조금 더 고맙고 반가운 것 같습니다. 그런 게 없으면 작업을 하는 게 너무 힘들고 괴로우니까요. 반대로 일상에서의 영감들은 감정이 다운될 때 사람이 살아가는 힘을 주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게 더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고, 양쪽의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양쪽의 밸런스가 중요하지만, 작업 활동을 하시는 데 있어 영감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___ 네 중요해요. 다만, 영감이 받는 순간에는 날것의 모습인데 그것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일반 대중과 소통할 수 있게 바꿔내느냐 하는 문제의 어려움 같은 건 있어요. 영감이 찾아올 때는 그냥 저만이 알 수 있는 추상적인 모습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걸 그대로 표현하면 대중과 소통이 안 된다거나 사회에 유용하게 쓰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사회언어로 번역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랄까요?

* 전문은 도서 [CUP vol.0: 5 Years Record of GILSTORY]에서 만나보세요!